목양칼럼
“허물을 덮어 주는 자는 사랑을 구하는 자요
그것을 거듭 말하는 자는 친한 벗을 이간하는 자니라.” (잠언 17:9)
지난 한 달 정도 잿골생활체육공원에 공사가 있었습니다.
풋살장을 넓히고,
비가 오면 미끄러워 위험했던 보도블록도 새롭게 깔았습니다.
새 보도블록 사이에는 하얀 모래를 뿌려 틈을 메우는데,
모래만 뿌려놓고 아직 메꾸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어
운동하러 오르내리며
발로 모래를 밀어 넣는 일이 은근한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모래가 빈틈 사이로 쓱 스며들어 자리를 채우는 모습을 보면
왠지 마음까지 편안해집니다.
문득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가좌제일교회에서 사역할 때,
성도들이 담임목사님을 찾아와
과거의 실수와 잘못을 고백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은 마치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반응하셨습니다.
속으로는 ‘저 일은 나도 아는데 왜 모르시는 척하실까’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몰라서가 아니라 덮어 주기 위해 모른 척하셨던 것입니다.
부족함과 연약함 사이에 사랑의 모래를 채워 넣고 계셨던 것입니다.
한때는 빈틈없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수도 없어야 하고,
판단도 정확해야 하며,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살아보니 완벽함이 반드시 사랑은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상대의 허물을 다 드러내는 정직함보다,
조금은 흘려보내고 덮어 주는 여유가 사람을 살립니다.
보도블록 사이를 채우는 모래처럼,
우리의 관계에도 그런 사랑의 여백이 필요합니다.
상대의 부족함을 품어 주고,
실수를 덮어 주고,
다시 걸어갈 수 있도록 빈틈을 메워 주는 사람.
어쩌면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의 허물 사이를 은혜로 채우시며
우리를 붙들어 주고 계시는지 모릅니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그런 은혜의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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